눈 덮인 알프스… 빨간 열차와 ‘동화같은 여행’[해외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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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풍경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지역에 위치한 볼프강 호수는 맑은 물과 주변의 아름다운 산들로 유명하다. 세인트 길겐, 볼프강, 스트로블 같은 매력적인 마을을 품고 있는 이 지역은 하이킹, 수영 등 다양한 여름철 액티비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호수를 둘러싼 알프스 산맥이 눈으로 덮이면 이곳은 그림과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데 그 중심에는 자연의 경관과 역사적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샤프베르크반 산악열차가 있다.

1893년에 개통된 샤프베르크반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증기 산악열차 중 하나로, 볼프강 호수 근처의 세인트 볼프강 마을에서 출발해 샤프베르크산 정상까지 운행한다. 개통 당시부터 매우 혁신적인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았으며 20세기 초반부터는 관광산업의 발달에 따라 볼프강 호수의 메카가 되었다. 약 35분의 여정 동안 최대 74도의 급경사를 오르며 1783m 높이의 정상에 도달해 알프스 산맥과 볼프강 호수의 장대한 풍경을 선사한다. 현재는 전통적인 증기기관 열차와 현대적인 디젤기관 열차를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는 샤프베르크반 산악열차의 빨간색 도장은 개통 당시부터 유지해온 브랜드 아이덴티티로서, 눈 덮인 산악 지역에서 열차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샤프베르크반이 겨울철 눈 덮인 산악 지형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지나는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하얗게 쌓인 눈과 열차의 빨간색이 대조를 이루며 자연과 인공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

■ 촬영노트

열차의 곡선 주행 구간에서 찍은 사진은 샤프베르크반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많은 관광객이 카메라를 들고 방문한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겨울 특별 운영 기간에는 더 낭만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눈 덮인 풍경 속에서 열차를 타고 올라가 따뜻한 음료를 즐기며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