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이후 2주째 침묵하는 국힘 소장파들

첫목회 내서도 개인별 이해달라
도로친윤당 비판·쇄신 논의 없어
초선 의원 “중진들이 입단속해”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이 ‘도로 친윤당’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젊은 목소리를 내야 할 소장파 의원들이 침묵만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소장파 모임으로 주목받은 ‘첫목회’도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2주가 지난 27일까지 당 쇄신 방향 등 명확한 입장을 못 내고 있다.

여당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 중진들이 이른바 튀는 목소리를 낼 것 같은 젊은 의원들과 접촉해 입단속을 하고 있다”며 “당내 ‘배신자 프레임’ 때문에 젊은 의원들이 소신껏 행동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날 의원총회도 당 지도부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투표 불참 필요성을 설명하고 곧바로 박수로 추인하는 등 이견 제시가 힘든 분위기였다고 한다. 의원 단체방에 “당이 사과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잇달아 올리는 중진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초선 의원도 “바른정당 실패 등을 보면 이 당에서 계속 정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했다.

30·40대 수도권 의원·당협위원장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첫목회도 마찬가지다. 초선 의원 3명 등 약 30명이 단톡방을 만들어 활동 중이지만, 당 쇄신 필요성 등 현안엔 침묵하고 있다.‘12·3 비상계엄’ 이후 내부에서 윤 대통령 조기퇴진 등 임기단축·개헌 필요성을 제기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끝내 무산됐다. 지난 14일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당 쇄신 방향 등 논의도 사실상 전무하다. 첫목회 소속 당협위원장 A 씨는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 주장이 분명한 상황에서 첫목회 회원들도 이해관계가 모두 달라 공통된 입장을 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첫목회는 내달 9일 대통령 탄핵 이후 첫 모임을 갖기로 했지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낼지는 미정이다.

여당 초선의원들이 모임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 방어 논리를 홍보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23일 ‘헌법 제111조 논쟁,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의 쟁점’을 주제로 공부 모임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안 된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반대하는 당 지도부의 ‘탄핵 방어’ 논리를 강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당시 모임에서 초선 의원들에게 “이론을 무장하고 방송에 많이 나가야 된다”고 당부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