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마비 심화, 경제 더 압박” … 외신 ‘한덕수 탄핵 추진’ 우려 잇따라

“韓권한대행 탄핵 법적 모호성”
의결정족수 관련 지적도 나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가능성을 보도하며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시작으로 한국의 정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러한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날 “야당이 이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민주적인 한국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야당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한국이 채 2주도 되지 않아 두 번째로 국가원수를 탄핵하는 것으로, 정치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 소식을 전하면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잠재적인 탄핵소추는 고위급 외교를 중단시키고 금융 시장을 뒤흔든 정치 마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시도를 보도하며 “계엄령으로 촉발된 한국의 헌법적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내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탄핵 표결을 두고 벌어지는 법적 모호성을 지적하는 보도도 있었다. 미국 ABC방송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표결은 법적 모호성에 직면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한국 공무원들은 국회 과반의 찬성만 있으면 탄핵될 수 있지만 대통령 탄핵에는 3분의 2가 필요하다. 여야는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한 권한대행이 탄핵소추 되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어받게 되지만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에 대해서는 한국 내 법학자 간 의견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 권한대행이 야당이 주도하는 여러 법안을 거부했다”며 “야당은 한 권한대행이 ‘임시 대통령’으로서 자신들의 길을 막지 않고 법안들을 통과시키기를 바랐지만 그는 오히려 확고한 입장을 취해 정치 갈등이 깊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