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이어지는 보잉 737-800…‘활주로 이탈’ 사례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태국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전세계 운항 여객기 중 15% 차지하는 인기 기종
2022년 중국서도 132명 사망하는 등 참사 이어져
기체 결함 때문인지는 불분명…WSJ "강력한 안전 기록 보유"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제주항공 ‘보잉 737-800’은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항공기 참사에 자주 등장했던 기종 중 하나다.

1997년 첫 비행을 시작한 보잉 737-800은 보잉사의 중·단거리 전용 항공기로,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 약 2만8000여 대 가운데 15%가량인 4400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 기종이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널리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등 5개사가 이 기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많이 팔린 만큼, 대형 참사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무안공항 참사와 마찬가지로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2년 3월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MU573편도 보잉 737-800 기종이었다. 당시 탑승객 132명 전원이 사망했는데, 아직까지 추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2020년 1월에는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을 이륙한지 3분 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숨졌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하면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

같은 해 8월에는 191명을 태운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인도 코지코드의 공항에 착륙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해 파손됐다. 당시 여객기는 빗길에 미끌어져 활주로를 이탈했는데, 이 사고로 탑승자 중 19명이 사망했다.

2016년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저가항공사 플라이두바이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조종사의 조작 실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이 사고로 탑승자 61명 전원이 사망했다.

2010년 5월에는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인도 남부 망갈로르의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이탈로 인한 화재로 탑승자 166명 중 159명이 사망했다.

2010년 1월에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보잉 737-800)가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이륙한지 4분만에 바다로 추락해 탑승자 90명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당국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 등 기상상태를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2007년 5월에는 케냐항공 소속 737-800 여객기가 카메룬 남부에 추락해 탑승자 114명 전원이 사망한 바 있다. 사고 원인은 조종사 과실로 알려졌다.

2006년 9월에는 154명을 태운 브라질의 골(GOL) 항공사의 737-800 여객기가 브라질산 소형 레가시 항공기와 공중 충돌하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잦은 사고가 기체 결함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항공기 특성상 정비 등 관리 불량, 기상 악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은 보잉 737-800에 대해 "강력한 안전 기록을 갖고 있으며 상업용 항공기의 주력 기종"이라고 소개했다. 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 구제티는 WSJ에 보잉 737-800는 가장 안전한 항공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