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언제 낳아?”...中 2030여성에 전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훈련생들이 지난해 4월9일 중국 중부 후난성 창사시 창사현의 직업 훈련 학교에서 아기 간호 기술을 배우고 있는 모습. 신화통신뉴시스

인구 감소에 심각성을 느낀 중국 정부가 전국 캠페인을 통해 데이트, 결혼, 출산 등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가 20대와 30대 기혼 여성에게 전화해 임신 계획을 물어보고, 부모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며 자녀를 두 명 이상 낳도록 장려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독신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애 과정’ 등을 수강하도록 하는가 하면, 국영 언론사들은 정기적으로 ‘자녀를 갖는 것의 이점’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면서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로부터 점점 더 암울해지는 인구 전망에 대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경제학자 런쩌핑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인구는 고령화, 저출산, 낮은 결혼 비율이라는 세 가지 추세에 직면했다"며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고 있다. 이런 고령화 속도와 규모는 전례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부모의 자녀 양육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금 감면 혜택 수준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0월 중국 국무원은 경제 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광범위 경기 부양책으로 ‘출산 친화적 사회 건설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중국 전역의 20, 30대 여성들이 지방 공무원으로부터 가정을 꾸릴 계획에 관해 묻는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은 여성들에게 출산 전 신체 검진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국가 보건위원회는 이달 발행한 간행물을 통해 "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연애를 장려하기 위해 ‘결혼과 사랑 교육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공식적인 정책만으로는 젊은 세대가 가정을 꾸리도록 설득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실업률이 높고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구 통계 전문가인 왕펑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출산 장려 캠페인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면 높은 생활비뿐 아니라 심각한 불이익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