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내세운 노루페인트 ‘워터칼라플러스’ 유해 물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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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실험결과 기준치 3.8배

휘발성 유기화합물 다량 배출
환경부 “제품 회수하라” 요구

노루측 “전용 희석제 사용하면
기준치 이하… 재검 요청했다”

지난 3월 노루페인트가 ‘친환경 수용성’이라고 홍보하며 출시한 자동차 보수용 도료 ‘워터칼라플러스’가 환경부 실험 결과 기준치의 3.8배가 넘는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한 환경부의 제품 회수 요청에 노루페인트는 “실험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 기준에 맞춰 제품을 유통 중인 다른 업체들은 “불공정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며 관련법과 처벌 규정 등이 실효성 있게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1일 업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8∼9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등 3개 실험기관에 의뢰해 노루표의 워터칼라플러스에 대한 품질 기준 확인 실험을 진행한 결과, 법정 기준의 3.8배에 달하는 750g/ℓ 이상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함량하고 있었다. VOCs는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발암 물질로, 환경부는 2021년부터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의 VOCs 기준을 400g/ℓ에서 200g/ℓ 이하로 강화했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노루페인트를 비롯한 주요 페인트 업체에 실험 결과를 공유했다. 문화일보가 입수한 실험 결과지를 보면 워터칼라플러스는 유성수지와 섞었을 때만 색상이 재현된다. 이 경우 VOCs 함량이 765∼766g/ℓ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노루페인트가 출시한 전용 희석제와 수용성 바인더를 섞을 경우 VOCs는 167g/ℓ로 기준치보다 낮았다.

하지만 차량 색상과 현저히 다른 색상이 발현돼 정상적인 제품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워터칼라플러스가 친환경 수용성 도료가 아니라고 판단, 노루페인트에 워터칼라플러스 제품의 회수를 요구했다.

노루페인트 측은 환경부 실험 결과와 회수 조치 모두에 반발 중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환경부에 재검을 요청했다”며 “수용성 바인더와 전용 희석제를 쓰면 200g/ℓ 이하가 나오는 게 맞고 우리가 자동차 도색하는 공업사에 공업용수지(유성수지)를 판매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성제품을 구입, 보수용으로 사용하는 공업사가 존재한다는 점이 증빙된다면 이 업체에 제품을 판매한 대리점에 제품 공급을 않겠다는 입장을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 업체 관계자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유성수지와 섞지 않으면 원래 자동차와 완전히 다른 색이 나옴에도 판매를 계속하겠다는 꼼수”라며 “공업사에서는 친환경 여부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 기준을 높인 우리 제품을 꺼리고 빨리 마르는 노루페인트의 제품을 찾아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실험 결과를 계기로 대기환경관리법 시행 규칙에 조색제와 수지·희석제를 배합한 제품 실험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도색제의 용도를 한정하고 정부가 판매량과 생산량을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주·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