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재학·졸업생 1만8천 명 이름·성적 등 유출…2차 피해 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전경

학교 측, 5시간 지나 피해사실 파악…이틀 뒤 피해자들에 문자 공지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한예종, 어떻게 유출됐는지 파악도 못해" 질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버 공격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의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피해자가 1만8000명에 달하고, 성적·보호자 정보·은행 계좌 등 민감한 정보가 해킹당하면서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한예종은 지난해 12월 31일 재학생·졸업생들에게 문자를 보내 "12월 29일 사이버 공격으로 학생과 졸업생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유출된 항목은 학번, 성명, 연락처, 이메일 등 32개 항목이며 휴복학 등 9개 항목은 유출로 추정하고 있다"고 알렸다.

한예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은 지난해 12월 29일 0시 17분부터 1시 54분까지 1시간 27분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같은 날 새벽 5시에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사이버안전센터에 신고했으며, 이틀 후 피해자들에게 알렸다.

한예종은 김재원 의원의 사실 확인 질의에 "자정을 지나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봐, 특별한 목적을 갖고 (공격을)했고 사전에 어떤 준비가 되어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유출 사실을 인지한 후 즉시 해당 IP를 차단했으며,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사이버공격이 시작된 지 5시간이나 지나 사실을 파악한 데다 대응 조치도 같은 날 오전 8시에 직원들이 출근한 시점부터 이뤄졌기 때문에 "사안이 중대함에도 늑장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재원 의원은 "한예종은 성적 등에 대한 정보 수정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1만8000명에 달하는 학생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파악도 못 하고 있다"라며 "민감한 개인 정보가 대거 유출됐다는 점에서 학생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한예종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에 비슷한 피해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는지 살피는 한편, 한예종에 대해서는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