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연초 개헌론 띄우기…“탄핵심판 기간에 논의 시작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묵념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상훈 정책위의장, 최형두 비대위원. 연합뉴스

최형두 "개헌으로 새 토대 만들어야", 주호영 "제왕적 대통령제 유통기한 지나"
당내 개헌특위 발족도 준비…‘계엄·탄핵’ 위기 상황서 정국 전환 포석도

국민의힘이 새해를 맞아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론 띄우기에 다시 나서는 모습이다.

최형두 비상대책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기간에 "여야가 헌법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비대위원은 "연초에 모든 국내 언론이 개헌과 정치개혁을 주장하고 있고, 원로, 학계, 시민사회에서도 개헌을 통해 광복 80주년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토대를 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우리 당도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최다선(6선) 의원인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진 권력구조, 대통령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개헌론에 힘을 보탰다.

주 부의장은 "이미 1987년 체제가 만든 제왕적 대통령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판명됐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자신의 정치 스케줄이나 이익에 사로잡혀서 개헌을 거부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향후 국내 정치 안정을 위해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하기 전에 개헌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권한 축소와 지방 분권 강화를 골자로 한 개헌을 제안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여러 차례 개헌론의 운을 띄운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현 대통령제의 ‘승자독식’ 문제를 지적하며 "좀 더 많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고 상생과 협력을 할 수 있는 제도로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13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서는 "지금이 헌법을 개정할 적기"라며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가칭 ‘개헌특위’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애도기간 후 특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실무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구체적인 인선과 논의 과제 등이 확정되면 비대위 의결을 거쳐 출범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을 맞아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 차원의 중론을 모아보겠다는 취지다.

상대적으로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야당을 압박해 수세적인 탄핵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