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中 박스오피스 수입 4분의 1로 ‘뚝’…홍콩도 최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24년 2월 10일 중국 상하이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이 영화 홍보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경기 침체 속 2024년 중국 박스오피스 티켓수입이 전년도에 비해 4분의 1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역시 크게 줄어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일 중국 국가영화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영화 매출은 425억 위안(약 8조 5000억 원)으로, 2023년 549억 1500만 위안보다 약 23%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4%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자국 영화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중국 영화의 매출은 334억 4000만 위안으로 전년도 460억 5000만 위안보다 27.4% 감소했다. 제작 영화 수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는 모두 612편으로, 2023년도 792편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중국의 영화 시장 침체는 중국 내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여러 지원 정책을 펼치곤 있으나 시민들이 지갑을 열기엔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주된 영화 소비층인 청년의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화 티켓 가격은 크게 오른 점도 영화 산업 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서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와 소비자 신뢰 약화에 힘입어 2024년 중국 가계 소비가 둔화됐다.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의 손실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들이 더 컸다"고 전했다.

홍콩의 박스오피스 티켓수입 역시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홍콩 영화 총매출은 13억 4000만 홍콩달러(약 2525억 원)로, 2023년 14억 3000만 홍콩달러에 비해 6.2% 감소했다. 총 13억 9000만 홍콩달러의 수익을 올린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실적 부진 속 홍콩에선 지난해 최소 8개의 영화관이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