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尹 체포하라” vs “공수처를 체포하라”… 쪼개진 한남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尹 지켜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 집결한 보수단체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집회를 개최하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문호남 기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尹 나가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진보단체인 촛불행동 회원들이 윤 대통령 파면과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관저앞 찬반시위 ‘아수라장’

지지층 1000여명 몰려 북새통
“계엄 합법·탄핵 무효” 고성도
출근길 막은 시위대 시민 불편

진보단체 관저 인근 집회예고
1박2일 철야투쟁도 불사할듯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수처·경찰 등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은 윤 대통령 체포 찬성·반대 단체들의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현직 대통령 수사를 놓고 국론이 분열된 양상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날 오전 관저 앞은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모여든 1000여 명의 보수 성향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관저 인근 루터교회 일대에 운집한 보수단체 회원 등은 영하의 날씨에도 체포영장 집행 반대집회를 강행했다.

신자유연대·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으로 구성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돗자리를 깔고 관저 앞을 지키던 철야대기조를 중심으로 속속 인원이 불어났다. 이들은 단상에 오른 사회자가 “계엄 합법, 탄핵 무효!” “공수처를 체포하라”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큰 소리로 환호하며 기세를 올렸다. 대국본 등은 전날부터 “내일 공수처가 새벽에 기습 진입을 한다고 한다”며 “오전 6시까지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자리를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결집을 요청한 바 있다.

수사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지지자들의 분위기가 일순 격앙되기도 했다. 사회자가 공수처 체포 인원이 관저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이들은 북을 울리면서 일제히 ‘탄핵 반대’ 피켓을 흔들었다. 이후 “경호처가 진입을 막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호처 힘내라”는 환호성이 울리기도 했다. 안전관리·질서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거나 차량 정체를 호소하는 시민들과 다투는 모습 등도 수시로 포착됐다.

관저 인근 골목길로 들어서던 한 시민이 “출근길을 막으면 어떡하냐”고 따지자 집회 관계자 여러 명이 달려들어 “대통령 불법체포가 이뤄지는데 출근이 대수냐”, “가던 길이나 가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늦은 밤까지 윤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지지자들은 관저 입구에서 “체포를 막겠다”며 연좌농성을 벌이다 4시간여 만에 경찰 조치로 강제 해산되기도 했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주최한 신자유연대, 대국본 등은 이전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처벌촉구 집회를 계속해 왔다.

윤 대통령 체포에 찬성하는 진보단체들도 이날 관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둔 상태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 일신빌딩 방향으로 이동 후 철야 대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집회 신고인원은 1만 명으로, 4일 오후까지 1박 2일간 철야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회원 1만 명도 이날 오후 7시 한강진역 2번 출구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집회 및 행진을 진행한다. 이들은 전날 밤까지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 모여 있다 이날 오전 공수처에서 체포차량이 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부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웅·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