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좋아하겠죠? 가족들 선물 고르던 희생자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 찾은 유가족 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탑승객 유가족들이 사고 여객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3박5일 희생자 18명 함께한 가이드 착잡한 심경 토로
“공항검색대로 들어가기 전 환하게 웃던 모습이 떠올라 며칠을 울어”



“다들 선물을 고르면서 이걸 받고 기뻐할 가족들의 얼굴이 그려진다고 기뻐했어요…. ‘우리 아이가 좋아하겠죠?’, ‘우리 신랑이랑 어머니도 좋아할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이 생전 태국 방콕에서 가족들의 선물을 고르며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부터 3박 5일 동안 18명의 단체 여행객을 인솔했던 여행 가이드 A 씨는 “고객들 한 명 한 명 내게는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A 씨는 “복분자주가 맛있다며 따라주거나, 다친 나에게 직접 약을 발라주는 모녀도 있었다”면서 “특히 임산부였던 한 고객에겐 마지막 날에는 가방 정리를 도와주면서 아기용 땅콩 베개를 선물로 드렸더니 ‘코쿤카’를 연발하면서 너무 좋아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에는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한 단체 여행객들이 많았다. 짧게는 3일부터 길게는 5일까지 이들을 인솔했던 가이드들도 충격에 빠졌다.

A 씨는 “공항 검색대로 들어가기 직전 한 분 한 분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했던 얼굴이 떠올라 며칠을 울며 보냈다”고 밝히면서도 “고인들은 끝까지 가족들만을 떠올리며 매우 기뻐했다는 점만은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노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