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논란 피할 ‘특검법’은 여야 평행선

■ 尹체포 표류

민주, 이르면 내일 재의결 추진
국힘, 부결 당론 속 이탈표 단속
향후 독소조항 뺀 수정안 나올 수도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7일 본회의를 열고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을 추진한다. 야당에 특검 후보 추천권이 있는 독소조항을 제거하지 않고 원안 그대로 재의결하겠다는 것으로, 여권에서 이탈표가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부결’을 당론으로 유지하고 이탈표 단속에 나서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혼란상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하루빨리 내란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며 “내란 특검법을 즉시 재의결하고 만약 부결되면 곧바로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내란 특검을 재의결할 수 있도록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재의결을 앞둔 개정안 중에서도 내란 특검법 통과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구속 기간인 20일 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데, 내란 특검법 통과가 늦어져 특검이 아닌 검찰이 먼저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특검을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란 특검법이 통과되면 수사 혼선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친한(친한동훈)계 세가 쪼그라든 만큼 이번 쌍특검법 재의결에서 이탈표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 특검 후보 추천을 제3자에게 맡기는 방안을 열어놓고 있어 더욱 그렇다. 현재 두 특검법은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씩을 후보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하게 돼 있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특검으로 임명된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이 사실상 정부·여당 인사를 정조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야권에 쏠린 특검 후보 추천권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수정안에 대한 논의 역시 일단 재의결에서 기존 쌍특검법이 부결된 후 시작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양당은 이날 향후 일정을 논의했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민주당은 쌍특검법을 포함해 ‘농업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8개 법안을 7일 재의결하고 8일과 9일 이틀간 본회의를 열어 현안질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9일 하루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이 필요한 개정안을 처리하고 대정부질의 역시 2월에 하자고 맞서고 있다.

민정혜·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