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파악·진학교육·직업체험… 자립준비청소년 위한 ‘희망디딤돌’[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지난해 11월 11일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극배우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청소년쉼터협의회 ‘스무살 함께 서기 사업’

만24세 쉼터 떠나야할 아이들
‘자립’ 마음가짐·준비·계획 등
경제·심리·정서적 지원 나서

작년 18개 쉼터 95명 청소년에
자신의 성격·흥미 등 탐색부터
희망 대학·해외 산업현장 견학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A(17) 군은 오는 3월 마이스터고 미래자동차전기전자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가정 밖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 ‘스무살 함께 서기’에 참여하면서 자동차 관련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입학 계기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커서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는 A 군은 사업을 통해 직업체험과 교육 등을 받으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진로를 그릴 수 있었다. A 군은 자동차 관련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 후 스스로 마이스터고에 지원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또 다른 청소년 쉼터에 다니고 있는 B 양은 스무살 함께 서기 사업에 참여한 후 “막연히 홀로서기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만 했는데, 자립을 위해 마음가짐과 준비, 계획,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립 여행 기간 동안 멘토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과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대학탐방을 하며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지난해 9월 10일 일본 오사카의 에꼴 우메다 조리제과학교 등 해외 직업 현장을 견학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난해 초록우산의 기획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스무살 함께 서기 사업은 가정 밖 청소년의 경제적·심리 정서적 자립역량 강화 및 종사자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가정 밖 청소년은 가정불화, 학대, 방임 등으로 가정에서 제대로 된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해 집을 떠나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을 의미하는데, 이들은 만 24세가 되면 쉼터에서 퇴소해야 한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는 청소년들이 퇴소 전 진로·생활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18개 쉼터의 14∼24세 청소년 95명에게 직업체험·직업현장 견학 및 자립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사업은 크게 프로그램 4개로 구성됐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자립교육과 자립지원 심화 활동, 자립체험활동, 종사자 교육 지원이 그것이다. 먼저 진로·자립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쉼터 종사자를 멘토로, 청소년을 멘티로 해 5명 이내로 팀을 구성하도록 한 후 소그룹 대면교육을 실시했다. 총 10회에 걸쳐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성격·성향·강점·흥미·재능 파악하기 △희망 진로 관련 직업 분야 탐색하기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는 직업인 만남 △자신만의 프로필 만들기 △자립 정부지원서비스 및 자립 금융상품 알기 △온라인청년센터 등 자립지원 채널 살피기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경제 관련 교육 영상을 시청하며 자립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자립지원 심화 활동과 관련해서는 자격증 취득과 재능 계발·향상 학습을 위한 비용 지원이 이뤄졌다. 바리스타, 애견미용, 컴퓨터 활용능력 등의 관련 자격증을 따고 싶은 청소년에게 학원 수강비를 지원하거나 진학 희망 시 대입 컨설팅도 제공했다. 자립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직업체험 및 직업현장 견학도 이뤄졌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직업 체험공간이 마련된 잡월드나 4차산업 체험관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희망대학 탐방이나 일본 등 해외 직업체험현장 견학은 자립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번 사업을 담당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관계자는 “쉼터 청소년 특성상 빠른 취업을 계획하다 보니 자신의 적성과 꿈을 고려하기보다 단기직·일용직으로 취업하거나 이직이 잦았다”면서 “청소년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며 자립지원교육을 받아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고 직업이 경제적 수단에만 그치지 않고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임을 깨우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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