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 GDP의 5% 방위비로 내야”… 트럼프, 대선전 요구서 2%P 더올려

한국에도 방위비 인상 요구할듯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때 요구했던 3%보다 더욱 높아진 수치다. 트럼프 당선인이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꺼낸 것이어서 취임 후 한국에도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에 대해 “2%로는 안 된다. 5%는 돼야 한다”며 “그들은 위험한 영토에 있다. 그들은 모두 감당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 회원국에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5%로 상향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이다.

5% 수치는 나토가 지난 2014년 합의한 뒤 현재 적용 중인 GDP 대비 2% 권고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선거운동 때 거론했던 3%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8월 2% 규정에 대해 “세기의 도둑질”이라면서 “그들은 공정한 분담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GDP 대비 5%는 미국도 충족하지 못하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GDP 대비 5% 국방비 지출’은 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토 회원국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GDP의 3%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노골적으로 동맹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한국에도 마찬가지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한국을 향해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부르며 보다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요구한 방위비는 연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이는 지난해 타결된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한국이 2026년 부담하게 되는 액수(1조5192억 원)보다 9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