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7개월째 흑자… 지난해 1월~11월 누적 835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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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액 29%나 증가
원자재·소비재 수입은 줄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 증가 속도가 더뎌진 가운데 수입이 감소하면서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려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해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추이를 보면 외국인 배당 지급이 이뤄지는 4월을 제외하고는 흑자가 이어졌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000만 달러로, 연간 전망치인 900억 달러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상품 수출입 흐름이 반영되는 상품수지는 97억5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1월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2%로 14개월 연속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9월(9.5%)과 10월(4.0%)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됐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9.8%)와 정보통신기기(8.5%) 수출은 늘었지만, 석유제품(-18.6%)과 승용차(-14.1%), 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등의 수출은 뒷걸음쳤다.

반면, 수입은 9월 4.8% 증가에서 10월 0.7% 감소로 전환했고 11월에도 4.4% 줄었다.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한 것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소비재 수입도 승용차(-30.9%) 등을 중심으로 6.3% 감소했다. 11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0월보다 16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11월 수입 감소 폭(-3.7%포인트)이 수출 증가 둔화 폭(-2.8%포인트)보다 커 ‘불황형 흑자’가 재현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하면 취임 즉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캐나다·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생산 감소로 본원소득수지가 감소할 수 있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