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는 음력설 기준?… 태양 위치 ‘12절기’로 정해[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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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우리에게 있어 띠는 특별하고 유별나다. 사주팔자를 점치고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예견하는 관습적·문화적 요소다. 띠는 십이지지(十二地支)를 상징하는 동물로 구성돼 있다.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로 나뉜다.

띠는 음력설을 기준으로 할까? 그렇지 않다. 엄밀하게 따져 음력설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음력설이 되면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되지만 띠는 요지부동이다.

띠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정하는 절기력(節氣曆)을 기준으로 한다. 태양의 1년 변화 중에 가장 먼저 드는 절기가 입춘(立春)이다. 입춘은 음력 정월에 드는 첫 번째 절기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 그래서 입춘이 띠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띠의 입장에서 보면 입춘이 설날인 셈이다. 보통 양력 2월 4일쯤에 해당한다. 집 대문에 붙이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의 글귀는 단순히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띠의 날인 입춘을 기리던 우리 풍속의 소중한 유산인 것이다.

24절기와 음력설은 항상 똑같은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다. 때로는 서로 엇바뀌어 움직인다. 이 경우에 음력설이 지난 뒤에 입춘이 들어오면 새해가 되어도 띠는 아직 바뀌지 않게 된다. 예컨대 양력으로 2025년 1월 29일(음력설)부터 2월 3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띠는 음력 기준으로 1월 1일 이후라고 해도 띠는 여전히 뱀띠가 아닌 용띠다. 반대로 음력설이 되기 전에 입춘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띠는 이미 바뀐 상태가 된다.

일부 역학자들은 “절기를 기준으로 입춘이 지나야 띠가 바뀐다는 견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음력설을 기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과 중국은 음력 1월 1일을, 일본은 양력 1월 1일을 설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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