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서 헐값에 산 알래스카… 지금은 美의 보배[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 문화일보
- 입력 2025-01-14 09:09
■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남의 땅 눈독 들이기’가 가관이다. 트럼프는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며 조롱해 캐나다 국민의 감정을 건드렸다.
성조기(Stars and Stripes)는 미국의 국기다. 성조기에는 50개의 별과 적색·흰색의 13개 줄이 있다. 50개 별은 현재 주(州)의 수를 뜻한다. 주가 늘어나면 그만큼 별이 증가된다. 13개 줄은 독립 당시의 주를 의미한다. 현재는 50개 주에 50개 별이다.
북아메리카 북서쪽 끝에 있는 알래스카. 원래는 러시아 땅이었다. 러시아제국의 황제 표트르 1세의 의뢰를 받은 덴마크의 탐험가 비투스 요나센 베링이 1741년 북태평양을 탐험하다가 발견했다. 당시 이 땅은 전 세계에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됐다. 러시아는 지사를 파견해 이곳을 통치했다.
그러다 러시아는 재정이 궁핍해져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하게 된다. 미국은 1867년 3월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 주고 헐값에 사들였다. 그 후 알래스카는 미국령이 됐다가 1959년 1월 공식적으로 미국의 49번째 주로 호적을 올렸다.
알래스카 매입은 윌리엄 수어드 당시 미 국무장관이 총대를 멨다. 알래스카를 살 때만 해도 남북전쟁이 끝나기 직전인 데다 경제적인 효용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어드를 두고 ‘멍청이’라고 힐난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런 비난과 봉변에도 수어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알래스카를 사들이면 아메리카에서 러시아의 세력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고, 캐나다가 미국 땅에 둘러싸여 북아메리카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강변했다. 당시 러시아는 땅을 시원하게 팔아넘겼다며 교섭 당사자에게 거액의 상금을 하사하기도 했다고 하니, 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정치적인 동기로 사들였던 알래스카는 지금 미국의 보배가 됐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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