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깎인 SOC예산으론 ‘건설업황 회복’ 역부족… “추가편성 절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공사비 달라” 건설업계 전반에 줄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 앞에서 시공사가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덤프트럭과 포클레인으로 차량 출입을 막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상반기 70% 신속집행
“건설업 살면 내수 증진효과 커”

건설 업황 침체로 건설사 줄도산 위기가 고조되자 정부가 올해 주택공급 물량 확대와 공사비 현실화 등 건설 경기 회복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상반기 건설분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70%를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전년 대비 1조 원 가까이 깎인 SOC 예산으로는 경기를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예산 추가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지역 및 건설경제 회복을 위해 올해 건설분야 SOC 예산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70%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 도로 2조5000억 원, 철도 2조1000억 원 등 연초 조기 집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체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도 집행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예산을 상반기 기준 최고 수준인 57%까지 조기 집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침체된 건설경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SOC 예산 전체가 전년(26조4422억 원)보다 약 1조 원 줄어든 25조4825억 원이 편성됐다는 점에서 전체 공공 물량 규모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업은 글로벌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증과 인력난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건설공사비지수 추이에 따르면 최근 4년(2020년 11월∼2024년 11월)간 공사비 상승 폭은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6개월째 감소세다.

문 닫는 건설사도 크게 늘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서울 소재 종합건설업체는 전년(117곳) 대비 약 8% 늘어난 총 128곳에 달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 공사비 요인도 개선되지 않은 데다, 고령화 등 만성적인 인력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내수증진 효과가 큰 건설업 관련 예산을 추가 편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산출액당 고용유발 인원은 제조업의 1.7배, 연관 산업 생산계수는 2.017로 산업 평균(10.5%)보다 높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