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첩사로부터 ‘한동훈·이재명 체포’ 요청받았다

국회서 조지호 청장 공소장 공개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국군방첩사령부의 ‘체포조 인력 요청’ 직후 ‘한동훈 체포조 5명을 지원해달라고 한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날 국회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조 청장 공소장에 따르면 윤승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이현일 수사기획계장으로부터 방첩사의 ‘체포조 인력 요청 보고’를 받은 직후, 조 청장에게 “한동훈 체포조 5명을 지원해달라고 한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오후 11시 30분쯤 방첩사 측으로부터 ‘경찰 인력 100명과 호송차 20대를 지원해 달라’ ‘방첩사 5명, 경찰 5명, 군사경찰 5명 이렇게 한 팀으로 체포조를 편성해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도대체 누구를 체포하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방첩사 측이 “이재명, 한동훈입니다”라고 답하자 이 계장은 해당 내용을 윤 조정관 등에게 보고했다. 앞서 국수본은 “특정인에 대한 체포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검찰의 공소장 내용은 이와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조 청장은 지난 4일 자정쯤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이나 지휘부가 나가서 국회 현장 지휘를 하도록 하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부명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이 임 경비국장에게 “국회의원 출입을 차단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다”고 했지만, 이를 보고받은 조 청장은 “포고령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 다 체포된다”며 차단 지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