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래기 나선 덴마크 총리… “북극안보 협력”

■ ‘그린란드 편입’ 압박후 첫 통화

“덴마크 기업, 美성장에도 기여”
공통이익 강조… 고관세에 우려

그린란드 독립… “그들의 결정”
美의 편입시도엔 단호대응 시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극 지역 안보를 위해 덴마크가 더 많은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직접 소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그린란드 편입에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이후 처음이다. 국가안보상 이유로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 달래기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덴마크 총리실은 이날 프레데릭센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45분가량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통화는 덴마크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총리실은 양측이 북극에서의 안보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대화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또 덴마크 기업이 미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기여하고 있다고 부각하면서 양측간 통상 확대에 ‘공통의 이익’이 있다고도 강조했다고 총리실은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덴마크가 미국이 그린란드를 편입하는 시도를 방해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데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고 덴마크 현지 매체 윌란스포스텐은 전했다. 다만 프레데릭센 총리는 통화에서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고 한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독립 여부에 관한 결정은 그린란드 스스로 해야 한다”는 점은 재확인했다. 이날 총리실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은 앞으로도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프레데릭센 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간단하지만 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매우 직설적이지만 나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 시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군사 또는 경제적 위협’ 수단을 통한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에 연일 유화적 목소리를 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덴마크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 측에 그린란드 매각 의사는 없으나 관련된 군사와 경제 문제에 대한 비공개 협상에는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나야 나타닐센 산업광물자원부 장관도 이날 “트럼프는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이 활용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점에선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미국과의 광물 개발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