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尹구속영장, 내일 심사… 수색불응 등 ‘증거인멸 우려’ 인정 땐 구속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경찰 나온 ‘尹친위 수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사상 첫 현직대통령 구속영장

도주우려 인정 가능성 낮지만
‘사안 중대성’도 발부 고려대상
법조계 “수사 비협조, 尹불리”

체포적부심 기각으로 尹 수세
불법수사·영장 주장도 힘잃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인 가운데 영장 발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돼 윤 대통령 측 대응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법원은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체포적부심을 기각해 공수처의 윤 대통령 수사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공수처가 청구 예정인 구속영장은 18일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돼 주말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다음 날까지 심문하도록 되어 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에는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포고령에 근거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체포·구금 등을 시도한 혐의, 이를 위해 군·경을 동원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6일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청구할 때도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당초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33분까지였던 윤 대통령의 체포 시한을 고려해 전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하면서 체포 집행시간이 정지됐고, 체포 종료시점도 17일 오후 9시 5분까지로 연장됐다. 형사소송법은 체포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하도록 돼 있어 공수처가 구속상태로 윤 대통령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이날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가 18일 이뤄지면 이날 밤늦게나 19일 새벽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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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는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통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의 경우 신분이 확실해 구속영장 발부 요건 중 하나인 ‘도주우려’ 가능성이 낮아 구속영장이 기각되곤 했다. 하지만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신분이 확실하긴 하지만 내란죄 형량이 높고 그동안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도 “수사에 불응하고 관저 압수수색 거부를 하는 등 구속영장 발부 요건에 부합한 사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안의 중대성과 함께 증거 인멸 우려 등으로 인해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의 체포적부심 기각으로 윤 대통령 측의 ‘불법수사’와 ‘판사 쇼핑’ 주장은 향후 힘을 얻기 어려워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체포적부심에 대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에 의해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형소법 제214조의2 제4항은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경우 기각하고,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 경우 석방을 명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가 부당하지 않고,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 집행 또한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법원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지만 공수처가 엄연히 현직 대통령을 헌법·법률을 어기면서까지 내란 혐의로 체포한 것의 ‘불법성’뿐만 아니라 여러 ‘부당성’과 ‘부적절함’에 대해 법원의 공감을 받아내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선형·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