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힘과 특검법 협상… “합의 실패땐 오늘 단독처리”

당 내부 “외환혐의 양보도 가능”
박찬대 “합의, 필수조건은 아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특별검사법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비상계엄 특검법’을 들고나온 국민의힘과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날 야당 단독 처리를 시도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굉장히 세세한 부분까지 걸고넘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당 지도부가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아 협상에 돌입하는 만큼 국민의힘에 상당한 정도를 양보하더라도 합의를 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법안 발의가 늦어져 회동 시점이 미뤄졌다. 협상 과정에서 △외환 혐의 △내란 선전·선동 혐의 및 관련 고소·고발사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할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정보원·국방부·군에 대한 압수수색 등 증거 수집을 거부하거나 방해할 수 없도록 한 조항, 특검 수사 진행 상황 언론 브리핑 가능 여부도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조항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외환 혐의’를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국민의힘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선 중진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고 내외적으로 상당히 불안 요소가 요동치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합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외환죄 문제가 쟁점이 된다면 그건 얼마든지 협상 과정에서 양보도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가 이날 늦은 시간까지 협상을 거쳤는데도 합의된 특검법을 도출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특검법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특검법 처리를 위해 성실하게 여당과 협의에 임하겠지만, 합의가 필수 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오늘 중에 꼭 특검법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내란특검법 처리에 나서면 ‘200표’ 확보 여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결한 내란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위헌성 제거’와 함께 ‘여야 합의’를 전제로 특검법 입법을 요청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특검법이 200표 미만으로 국회 문턱을 넘으면 최 권한대행이 재차 거부권 행사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