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관세폭탄’ 가시화… ‘對美 최대흑자’ 한국 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美 재무장관 후보자 청문회 16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손짓을 하며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美 재무장관 후보자
관세 부과 정책 활용 방안 밝혀
캐나다·덴마크 등 대응책 마련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정책’에 대해 재무장관 후보자가 보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내놓으며 ‘관세 폭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정책 시행 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캐나다는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린란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덴마크 총리는 자국 기업 CEO들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을 콕 집어 “중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불황을 겪고 있고 어쩌면 마이너스 4%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인데 그들은 정말 필요한 내부 재조정 대신 수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며 “산업이나 국가별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관세 부과 정책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국제 무역 체계를 미국 노동자의 이해관계에 더 부합하도록 재구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등이 탄소를 집약적으로 배출하는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이른바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베센트 후보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을 예로 들며 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 관세 부과를 활용하겠다고도 말했다. 모든 국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뒤 개별 국가와 협상을 통해 각국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의미다. 베센트 후보자가 구체적인 관세 정책의 활용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각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캐나다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오렌지 주스 등 10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나리오 마련에 나섰다.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등으로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뒤 이날 자국 기업 CEO들을 긴급히 소집해 ‘지정학적 긴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