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고 지친 동물아, 오라, 산불 피해 동물들 ‘노아의 방주’ 된 승마센터, 보호시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승마센터의 마사가 동물들로 가득차 있다. BBC 캡처

역대급 산불로 피해를 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피해지역에서 사람과 달리 대피하지 못한 동물들을 위해 지역 승마센터나 동물보호소 등이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하고 있다.

15일 BBC방송, 로이터통신, 데일리메일 등 외신 따르면, LA승마센터는 지난 9∼10일 이틀간 총 300여 마리의 말과 당나귀, 소, 돼지 등을 새로 받아들였다.

대피를 하면서 이들을 데리고 갈 수 없었던 주인들을 위해, 주인이 맡겨 놓거나 구조당국이 데려온 동물들을 보호하게 된 것이다.

승마 센터의 총지배인 리 앤 클레이웰은 "이 동네는 오래 전부터 말과 관련된 지역이었고 지역 주민들 대부분은 뒷마당에 말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말들을 구하기 위해 함께 부상을 입은 이들도 있다. 이튼 댐 마구간으로 달려가 70여 마리의 동물을 구해 나왔다는 세르지오 마르시알은 쓰고 있던 마스크에 불이 붙으며 목 안쪽까지 화상을 입은 상태지만 자신의 조랑말들과 승마 센터 인근을 산책하며 회복 중에 있다.

이곳에 왔던 많은 말 등 가축 대다수는 대부분 주인이 데려가거나 했지만, 현재에도 원래 있던 말들을 포함해 약 7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센터를 채우고 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현재 이곳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돕고 있지만, 많은 동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건초 등 먹이 부족 등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관계자들은 물품 후원 등을 당부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펠리세이드 지역에서 구조된 당나귀들이 15일 로스앤젤레스 승마 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BBC 캡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현장에서 구조됐던 한 조랑말이 로스앤젤레스 승마 센터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BBC 캡처

말, 소와 같은 대형 동물들 외에 반려견 등을 위한 보호 센터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패서디나의 인도주의 단체 패서디나 휴메인이 운영 중인 보호소는 약 400여 마리의 반려동물을 보호 중이다.

패서디나 휴메인의 대표이자 CEO인 디아 듀베르네는 "지금은 부상당한 동물들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단기 임시 보호를 생각해 동물을 맡겼지만,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들도 많아 장기 보호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데려오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활동에서, 부상당한 8마리의 공작새 등 화재 현장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단체는 전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현장을 벗어난 한 미니어처 소가 로스앤젤레스 승마 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BBC 캡처

지난 9일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로, LA지역의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이튼 산불의 주요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에서 필요한 수색의 약 78%를 완료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이 지역의 건물 피해 규모는 5516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LA 카운티 검시관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튼 산불 지역에서 17명,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등 총 2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현재까지 접수된 실종 신고는 30건이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