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1.6~1.7% 예상…“비상계엄 여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20일 밝혔다. 정치 불안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이 겹친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다.

한은은 이날 블로그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 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

아울러 오는 24일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4분기 0.5%, 연간 2.2%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 대해선 “지난 12월 초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국내 정치적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경제 심리가 크게 악화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11월에 했던 전망을 상당 폭 하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0.5%)을 크게 하회하는 0.2%나 이를 소폭 밑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 2.2%를 하회하는 2.0~2.1%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다음 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한다. 한은은 “다음 달 전망치가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지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정치와는 별개로 경제정책이 일관성 있게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정부 예산안이 감액 처리된 점이 성장률을 0.06%포인트 낮출 것으로 분석했지만,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 등 경기 부양책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평가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