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길고 빠른 남코스… 첫날 이경훈·임성재 ‘굿 샷’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경훈(왼쪽 사진)은 최근 주춤한 성적을 뒤로하고 23일(한국시간) 난코스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에서 상위권으로 출발했다. 임성재(오른쪽) 역시 같은 코스에서 3언더파로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다. AP 연합뉴스

■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라운드

북코스보다 전장 500야드 길어
올 PGA투어에서 가장 긴 코스
이경훈, 5언더 공동 8위 쾌조
우승 후보 임성재, 3언더 선전

북코스에서 뛴 김성현 5언더
김시우 1언더 ‘무난한 출발’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장 코스,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길고, 그린은 작고 빠르고, 해안가 바람도 불고….’

타이거 우즈(미국)가 8번이나 우승해 ‘우즈의 텃밭’이라고 불리지만 난도 높은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2)에서 이경훈이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출발에 나섰다.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임성재 역시 첫걸음이 가볍다.

이경훈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30만 달러)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 공동 8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로 나선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9언더파 63타)와는 4타 차다.

이경훈은 앞서 주춤했던 성적을 뒤로하고 첫날 선전하며 반등 기회를 잡았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이경훈은 3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버디 7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1라운드를 남코스에서 경기한 선수 중 대니 워커(미국·7언더파 65타)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이경훈의 첫날 선전이 눈에 띄는 것은 대회장의 특징 때문이다. 이 대회는 남코스와 북코스(파72)에서 1, 2라운드를 번갈아 경기한 뒤 본선 진출자들은 남코스에 모여 경쟁하는 방식이다. 두 코스는 파72로 같지만 남코스(7765야드)가 북코스(7258야드)보다 전장이 500야드가량 더 길다. PGA투어에 따르면 남코스는 올해 PGA투어에서 전장이 가장 길다. 남코스는 북코스보다 일반적인 파4 홀을 하나 더 경기하는 셈이다.

남코스 10개의 파4 홀 가운데 9개가 437야드보다 길고 4개의 파5 홀 중 절반은 600야드가 넘는다. 파3 홀도 4개 중 3개가 200야드를 넘는다. 매년 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이 대회에서는 북코스에서는 타수를 줄이고 남코스에서 타수를 지키는 전략으로 경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라운드 순위표 가운데 상위권은 대부분이 북코스에서 경기한 선수들이다. 오베리 역시 북코스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1라운드 순위표 가장 윗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에 PGA투어 출전권을 지키지 못한 김성현도 기권 선수의 대체 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 북코스에서 경기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 공동 8위 그룹에 함께했다. 이 대회는 김성현의 올해 첫 번째 PGA투어 출전이다.

개막전인 더 센트리를 3위로 마친 이후 출전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에 그쳤던 임성재도 남코스에서 3언더파 69타 공동 29위로 출발했다. 2라운드를 북코스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상위권 진입을 충분히 기대할 만한 성적이다. 이 대회에 출전한 4명의 한국 선수 중에는 북코스에서 1언더파 71타 공동 65위로 첫날 경기를 마친 김시우가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한편 이 대회는 기권 선수가 무려 10명이나 나와 눈길을 끈다. 이 대회는 PGA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점 외에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와 겹치는 일정 때문에 여느 대회와 달리 하루 일찍 시작했다는 특징이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도 개최지를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이곳으로 옮겨 치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