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해지는 반미(反美)전선?...“中서 이란으로 미사일 원료 이동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다이산섬 근처 저장성 닝보시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이란 선박 ‘자이란’호. 마린트래픽 캡처

미사일 추진제에 쓰이는 중요 원료를 실은 이란 화물선 두 척이 중국에서 이란으로 항해 중이거나 항해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을 적대시하는 이란과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간의 ‘반미(反美)전선’이 공고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2개국의 보안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국적 선박 ‘골본’ 호와 ‘자이란’ 호가 앞으로 몇주일 안에 과염소산나트륨 1000t 이상을 중국에서 이란으로 운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과염소산나트륨은 고체연료 미사일 추진제의 주성분인 과염소산암모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미사일 기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의체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통제 대상이다. 당국자들은 해당 선박이 운반하는 과염소산나트륨 1000t으로 과염소산암모늄 960t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분량의 과염소산암모늄은 미사일 추진제 1300t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제 1300t은 카이바르 셰칸이나 하즈 가셈 같은 중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260기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기도 하다.

이들에 따르면 이란 선박들은 과염소산나트륨을 이란혁명수비대로 운송하고 있으며 중간 기항 없이 3주간 이란으로 항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본호는 중국 상하이 인근의 타이창항에서 이 물질이 담긴 컨테이너 34개를 실은 뒤 다이산섬에서 며칠 머물렀다가 지난 21일 출항해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으로 향했고, 자이란호는 컨테이너 22개를 싣고 내달 초 중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위치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자이란호는 22일 새벽 현재 다이산섬 근처 저장성 닝보시 앞바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고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관련 상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