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 포함돼야…장애인수당은 제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경.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재직을 조건으로 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23일 세아베스틸 전·현직 근로자 A 씨 등이 제기한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원심에서 일급제 근로자들이 지급 받은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한 부분과 장애인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부분을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2015년 재직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재산정한 각종 법정수당 및 퇴직금과 실지급액의 차액을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세아베스틸은 연 800% 상여금을 짝수월과 7월에 각 100%, 4월에는 200%를 지급일 기준 재직자에게 지급했다. A 씨 등은 이렇게 지급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근거로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정기상여금에 재직조건이 붙어 있어 고정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연간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분할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성·정기성·일률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다만 대법원은 장애인수당에 대해서는 "장애인수첩 소지자에 한해 지급되는 임금으로 소정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장애인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후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법정수당과 기지급된 법정수당 차액에 대한 지급을 명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급제 근로자의 주휴수당 청구에 대해서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지급된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며 "일급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재직자에 한해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조건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