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까지 등록 ‘부당대출 차단’

대출 신청땐 감리부서 자동통지
윤리경영실·통제위원회 출범 등
임종룡 회장, 동시다발적 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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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그룹 임원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방지를 위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제도는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는데, 내부통제 미흡으로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뿌리 뽑겠다는 임종룡(사진) 우리금융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 13개 계열사 임원과 본부장 193명 본인과 친인척이 개인정보를 등록했으며, 앞으로 이들이 우리은행 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여신감리부서에 관련 내용이 자동 통지된다. 친인척의 범위는 임원의 배우자와 임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형제자매다. 임원과 그 친인척에게 개별 동의를 얻어 개인정보를 등록하게 된다. 해당 정보들은 철저히 대출심사 관련 내부통제 목적으로만 관리된다.

해당 대출을 취급하는 지점이나 부서는 지침과 규정에 맞춰 대출을 엄격히 처리하고, 여신감리부서는 임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임원의 부당한 관여가 포착됐을 때는 그룹 윤리경영실에 즉시 보고돼 조사와 제재가 취해진다. 이번 제도는 지난달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시행됐고, 지주사와 은행은 임원뿐 아니라 본부장까지 등록 대상에 포함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우리금융 윤리경영실 관계자는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도는 대출 취급에 있어 임원이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친인척이 청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라며 “금융권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을 계속 정비하고 향후 친인척의 범위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강도 높은 윤리 경영을 위해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도 외에도 여러 조치를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 그룹사 임원의 비위행위 감찰과 윤리정책을 총괄하는 윤리경영실을 만들고, 검찰 출신인 이동수 변호사를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오는 3월 이사회 내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출범하면 윤리경영실이 해당 위원회 산하로 편제돼 업무의 독립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향후 진단 결과를 토대로 직원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윤리적 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개선안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