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인간쓰레기’라고 한 배우,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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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어프렌티스’서배스천 스탠
여우주연상엔 첫 성전환배우 카를라 가스콘
백희나 ‘알사탕’ 원작 일본 애니도 후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비판적으로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사진)의 주인공을 비롯해 트랜스젠더 배우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지명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사를 피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각색상 등 총 13개(12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실제 트랜스젠더다. 성전환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 ‘서브스턴스’로 최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미 무어, ‘위키드’의 신시아 에리보 등과 경쟁한다.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후보로는 ‘어프렌티스’의 주역인 서배스천 스탠과 제러미 스트롱이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을 향해 “인간쓰레기”(human scum)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대선 기간 중 반(反)트럼프 정서를 보였던 할리우드가 ‘어프렌티스’의 주인공들을 주요 부문 후보로 올린 것은 상징성이 크다. 실제 수상한다면 어떤 소감을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 작품은 올해 후보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을 원작으로 한 동명 일본 애니메이션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랐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LA 대형 산불 피해를 고려해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가수의 축하 공연을 생략하는 등 조촐하게 치러진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