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리만치 조용한 북한군…軍, 설 연휴 기습도발 대비 감시태세 강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경남 진해에서 진행된 ‘한미해군 연합 특수전훈련’에서 양국 특수전 대원들이 종합전술훈련의 일환으로 시가전 기동을 하고 있다. 한미 특수전 대원들은 이번 훈련 간 전술 일치화 및 팀워크 강화를 통해 연합 특수전 수행능력을 강화했다. 해군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법원 난입사건 등 정국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군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마디로 북한군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동계훈련을 정상 진행하고 있으나, 주요 도발세력의 특이동향은 식별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은 우리 국내상황을 관망하며, 당 설립 80주년이자 국방력 및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 성과 고양을 위해 연초부터 미사일 연속 발사 및 지방공장 건설, 수해복구에 군부대 노력동원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설 연휴기간 미사일 도발 등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기간 북한군은 동계훈련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계태세를 강화하며 오는 29일 설 명절 휴무를 실시할 것"이라며 "과거 설날 당일에 도발한 사례는 없으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추석 및 설 연휴 등과 무관하게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 기습도발을 실시하고 있는 양상을 고려해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연휴기간 감시 및 대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당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등 접적 해역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참은 "서해 NLL 일대에서는 통상적인 경비함정 근무, 조업활동 및 해안포 활동, NLL 이북 활동 중국어선 퇴거 및 나포 외에 도발 관련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이른바 ‘해상 국경선’을 주장하면서 NLL을 무력화하기 위한 도발 책동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6일 극초음속미사일, 14일 수도권에 위협적인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바 있다. 군 당국은 "트럼프 취임 이후인 현재 미사일 발사 임박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지만, 군사정찰위성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발사 준비는 계속되고 있으며 SRBM 및 크루즈미사일(CM) 등은 상시 기습발사가 가능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틈만 나면 내려보냈던 오물·쓰레기풍선은 최근 들어 잠잠하다. 합참은 "지난해 11월 28일 32차 전단 살포 이후 추가 부양은 없다"며 "하지만 다수 풍선 부양기지에서 살포준비 동향이 지속 포착되고 있어 기습적인 오물·쓰레기풍선 부양은 상시 가능한 상태"라고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상했다.

지난해 강도높게 전개된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교란과 관련해서는 접적 지·해역 일대에서의 방공태세 강화 일환으로 보이는 북한의 저강도 GPS 전파교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합참은 "일부 우리 함정 및 민간 항공기, 선박 등에서 수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는 서북도서 전방 일대에 집중되고 있으며, GPS 수신장애로 인한 우리 국민 피해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유관기관과 정보 공조 하에 면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공군과 육군은 지난 23일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올해 첫 공지합동 통합화력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F-15K 전투기가 표적을 향해 MK-84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은 사상자가 속출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 파병에 힘을 쏟느라 상대적으로 한국 계엄 사태 등을 관망하면서 미사일 도발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 파병이 4개월 정도가 경과하면서 북한군은 다수 사상자 및 포로 발생에 따른 후속조치와 추가파병 준비를 가속화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남북 두 국가’ 정책에 따라 지난해 전선지역에서 해오던 방벽 및 지뢰 설치 작업 역시 겨울철 소강상태다. 합참은 "지난해 4월부터 약 9개월간 실시했던 전선지역 작업은 12월 말에 동계훈련을 위해 일시 중단했다"며 "일일 1∼3개소에서 소규모 병력을 투입해 유지관리 및 보수작업만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 여러 첩보를 고려할 때 해빙기 및 동계훈련 이후인 3∼4월경에 본격적인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자재 철거 및 반출활동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합참은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사례를 고려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 22~23일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 문제 등을 논의하고 국방력 강화를 위한 투자 등을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2차 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며 회의에서 지난해 국가 예산집행 결산과 올해 국가 예산 등 7개의 안건이 상정됐다고 보도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