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장기 설 연휴로 일시둔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 1월 조업일 수, 전년 대비 4일 감소
2000년 이후 역대 1월 최저 조업일 수
日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


지난 2000년 이후 1월 가운데 조업일 수가 가장 적었던 올해 1월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하며 16개월 만에 월간 수출액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나 늘어 수출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491억 달러, 수입은 6.4% 감소한 510억 달러였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19억 달러 적자였다.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0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 이래 16개월 만이다.

다만 산업부 측은 "지난달 25~30일에 걸친 장기간의 설 연휴에 따라 조업일 수가 지난해 1월 대비 4일 감소하면서 수출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며 "조업일 수 영향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한 24.6억 달러로, 2022년의 25.2억 달러에 이어 역대 1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올해 1월 조업일 수는 20일로 지난해 1월에는 24일이었다. 특히 올 1월 조업일 수 20일은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1월 조업일 수 가운데 최저치에 해당한다.

실제 자동차(50억 달러, -19.6%)·차부품(16억 달러, -17.2%) 수출은 완성차 및 부품 업계가 지난 31일에도 추가적인 휴무를 시행하면서 타 품목대비 조업일 수 감소 영향을 크게 받았다. 또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제품가격이 지난해 1월 대비 하락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주요 업체의 생산시설 화재로 수출물량 생산에도 일부 차질이 발생하면서 큰 감소폭(-29.8%)을 나타냈다.

중국의 설 연휴도 이번 수출 증가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최대의 수출 시장인 중국은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춘절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9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실적은 여전히 견조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01억 달러로 역대 1월 실적 중 2위였다. 또 반도체 수출 실적은 15개월 연속 플러스 및 9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흐름을 이어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월에는 장기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작년 1월에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수출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며 "다만 조업일 수 영향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했고 대다수 품목과 시장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만큼, 우리 수출 모멘텀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또 "2월 중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하고 금융·물류·인증·마케팅 등 수출 전 분야에 걸친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두 담은 ‘범정부 비상수출대책’을 발표해 수출의 우상향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며 "미국 신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무역·통상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업계와 함께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면밀히 점검해 우리 수출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