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이 탄광 ‘수몰 조선인 136명’의 한 풀기…유골 발굴 재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조세이 탄광 조사 때 진행된 추모 집회. 교도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희생자 추도식도 열려…1942년 해저 지하갱도에 수몰


일제강점기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목숨을 잃은 해저 탄광 조세이 탄광에서 유골을 수습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재개됐다고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2일까지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우베(宇部)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에서 잠수 조사를 진행한다.

수중 탐험가인 이사지 요시타카는 조사 이틀째인 이날 갱도 입구에서 약 265ｍ 떨어진 지점까지 갔지만, 유골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이사지는 조사 이후 "더 안쪽에 유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사지는 지난해 10월에도 조세이 탄광에서 잠수 조사를 했으나 유골을 찾지 못했다.

조사를 진행한 시민단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조사 비용을 마련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전 우베시에서 조세이 탄광 희생자 추도식도 열었다. 추도식에는 한국과 일본 유족, 국회의원 등 약 450명이 참석했다.

이 단체의 이노우에 요코 공동대표는 "한 조각의 유골은 반드시 여론, 정부를 움직이는 힘을 가질 것"이라며 유골 발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도통신은 오는 4월 조사에는 한국 잠수사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2월 3일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했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희생자 수습과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조세이 탄광 유골의 매몰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정부 차원의 조사는 실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후쿠오카 다카마로 후생노동상은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80여 년 전에 사고가 발생한 해저 갱도로 들어가 발굴과 조사를 하는 것은 안전성에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마이 가즈후미 데이쿄대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유골이 나온다면 신원 특정 등을 위해 일본 정부가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피해자가) 군인과 군무원 등 전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