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맞았어” 여친 전화에 달려와서 흉기 휘두른 외국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지법 전경. 연합뉴스

폭행당했다는 여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찾아가 처음 본 남성을 흉기로 찌른 20대 외국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류호중)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A(22)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3일 오전 9시쯤 인천시 연수구 노래방에서 처음 본 B 씨의 가슴과 복부 등을 흉기로 9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 집에 있다가 "남자한테 맞았다"며 "도와달라"는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고 노래방에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몸싸움하는 여자친구와 B 씨를 말리다가 화가 나자 차량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와 몸싸움하던 중 순간적으로 격분해 이성을 잃었다"며 "흉기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렀지만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사용한 흉기의 종류와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가격당한 가슴 부위는 심장이 있는 급소"라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덩치가 커 위협감을 느꼈고 방어용으로 흉기를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이 주장이 살해의 고의를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나 범행 도구와 가격한 부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성을 다퉜지만 대체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