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해 설계한 인공위성 추력기, 올 11월 누리호 탑재 위성에 쓰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카이스트 최원호 교수 연구팀에서 전기추진 전문 실험실 창업기업 ‘코스모비’와 함께 개발중인 초소형위성용 150W급 저전력 홀 전기 추력기가 작동하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

AI 활용해 위성용 추력기 성능 정밀 예측
올 11월 누리호 탑재 위성 통해 성능 검증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응용한 위성용 추력기 성능 예측 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 제작, 시험의 반복 작업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측 기법을 적용해 개발된 추력기는 올해 11월 발사될 누리호 탑재 위성 중 하나에 장착된다.

카이스트는 최원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공위성이나 우주탐사선의 엔진인 홀 전기 추력기(Hall thruster, 홀추력기)의 추력 성능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홀추력기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나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사이키(Psyche) 소행성 탐사선 등 고난도 우주 임무에 활용되는 고효율 추진 장치다. 플라스마를 이용하기 때문에 연비가 높아 적은 추진제(연료)로도 위성·우주선을 더 많이 가속할 수 있고, 소모 전력 대비 큰 추력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홀추력기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이 확장되고 우주 임무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홀추력기는 군집위성의 편대비행 유지나 우주쓰레기 감축을 위한 궤도이탈 기동, 심우주 탐사를 위한 추진력 제공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되고 있다.

각각의 임무에 최적화된 고효율 홀추력기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선 설계단계에서부터 추력기의 성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법이 필수적이나, 기존엔 홀추력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플라스마 현상을 정밀하게 다루지 못하는 등 예측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해해 홀추력기의 성능을 예측하는 기법을 표현한 모식도. 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은 AI를 기반으로 정확도가 높은 홀추력기 성능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최원호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전기추력기 전산 해석 도구를 활용해 1만8000개의 홀추력기 학습데이터를 생성, 인공신경망 앙상블 구조를 도입했다. 학습된 인공신경망 모델은 수초 내의 짧은 시간에 높은 정확도로 추력기 성능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방식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연료 유량이나 자기장 등 설계 변수에 따른 추력과 방전전류와 같은 성능지표 변화를 상세히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700W급 및 1㎾급 홀추력기에서 평균오차 5% 이내, 미 공군연구소에서 개발한 5㎾급 고전력 홀추력기에 대해 평균오차 9% 이내의 정확도를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로 개발한 인공지능 예측기법이 다양한 전력 크기의 홀추력기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최원호 교수는 "연구팀에서 개발한 예측기법은 인공위성과 우주선의 엔진인 홀추력기의 추력성능 분석과 고효율 저전력 홀추력기 개발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며 "홀추력기 뿐만 아니라 반도체, 표면 처리 및 코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이온빔 소스의 연구개발에도 접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의 실험실 창업기업 전기추진 전문기업인 코스모비와 함께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해 개발한 큐브위성용 홀추력기는 올해 11월에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서 3U(30×10×10㎝) 큐브위성인 K-HERO에 탑재되 우주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