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직접 사인 아니라도 업무상 입은 장애로 질병 악화해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었어도 업무상 입은 장애로 인해 질병이 악화해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행정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최근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의 배우자 B 씨는 2002년 9월 한 공업사의 지붕 보수공사 중 5ｍ 높이 지붕에서 추락해 두개골 골절과 경추손상 등의 부상을 입어 장해 6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B 씨는 2019년 5월 뇌전증으로 추가 상병을 신청해 승인받았고 2023년 2월 패혈증으로 숨졌다. B 씨가 숨진 후 A 씨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다. 공단 측이 B 씨의 직접 사인이 패혈증이라며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하자 A 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 씨는 장해 6급을 받은 부상과 뇌전증으로 인한 장기간의 요양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B 씨의 (패혈증 원인인) 흡인성 폐렴을 발병 또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재해"라고 판정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