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재판’ 본격 시작… 尹·군·경 병합심리 가능성

6일 조지호 경찰청장 공판기일
김용현·노상원 등도 잇단 재판
군·경 인사 모두 형사25부 배당
尹대통령 재판과 병합여부 촉각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등 혐의로 기소된 군·경찰 핵심인사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 사건을 비롯해 비상계엄 사태 관련 재판을 모두 배당받은 1심 재판부가 관련 사건들을 병합 심리할지도 주목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오는 6일 오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오후에는 같은 재판부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3군사령부 헌병대장 출신 김용군 전 대령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린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도 같은 재판부에서 잇달아 진행된다. 재판부는 본격 재판을 앞두고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인사들의 사건을 병합 심리할지를 검토할 전망이다. 검찰이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 사건을 함께 기소했지만 노 전 사령관 등 군 인사들은 각각 따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달 16일 김 전 장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은 바 있다. 당시 김 전 장관 측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계엄 사태 관련 사건들이 모두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재판 병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 대통령 사건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 맡겨졌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 전 장관이 “계엄포고령 작성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다른 계엄 관계자들 역시 윤 대통령의 명령·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하는 등 사실관계와 증인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어 병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건 당시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등과 같은 재판부에 배당받았다. 이후 공소사실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사건은 병합 진행됐다.

다만 현직대통령 재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 재판만 따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재판이 병합되면 윤 대통령 측 ‘재판 지연 전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하거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문제 삼아 공소기각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김 전 장관 재판에서 “공범별로 범행가담 내용과 입장이 다르다”며 “병합 시 재판지연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