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인근서 어선 전복하자 즉각 구조 나선 ‘동료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도 전역에 강풍과 폭설이 몰아친 4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해안에 강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수협 제주안전국 긴급구조요청
인근 어선 8척, 생업 접고 출동
사고 승선원 10명 전원 구조돼


대만 인근 해상에서 전날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승선원이 전원 구조된 것은 긴급 구조요청에 생업을 접고 곧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 인근 어선들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9시 45분쯤 중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역해 조업하던 48t급 근해연승어선이 너울성 파도에 전복되기 시작했다. 승선원 10명이 타고 있던 이 어선의 선장은 인근 어선에 전복 위험에 따른 구조요청 통신을 했다. 또 이 구조요청을 들은 37진성호 선장은 같은 날 22시 5분쯤 제주 어선안전국에 재빨리 사고 위험을 알렸다.

제주 안전국도 곧장 대처에 나섰다. 사고 지점과 가까운 주변 어선에 즉시 구조협조 통신을 보내고 사고 해역이 원거리인 점을 감안해 개별적으로 위성 전화 등을 통해 사고 상황을 전파한 것. 제주 안전국의 구조요청을 받은 인근 어선 8척은 지체 없이 조업을 접고 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도착한 어선들은 구조활동에 참여해 오후 10시 30분부터 11시 38분까지 약 1시간에 걸쳐 승선원 10명 전원을 살려낼 수 있었다. 사고 선박은 오후 11시 11분쯤 이미 선체가 침몰된 상태였다.

수협중앙회 측은 "조난 신고 체계와 어업인의 동료 의식이 소중한 생명을 구해 낸 것"이라며 "구조된 승선원은 구조참여 어선에 승선해 응급조치를 받았고 전원 건강 상태가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사고선 승선원 10명은 제621영신호와 제999범성호에서 각각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서 기상 상태가 나아지면 귀항할 예정이다.

한편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충돌, 전복 등 6대 중대사고 334건 중 101건은 주변 어선이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해 구조했으며 구조 인원은 496명으로 집계됐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