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소장에 “全軍 동원 정치인 체포조 구성 정황” 적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육·해·공군 등 100명 명단 작성
警 간부는 ‘사복 형사’ 파견 요청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가 육군, 해군, 공군과 해병대 인력 등 전군을 동원해 정치인 체포조를 구성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 간부가 체포조 지원을 위해 일선에 경찰을 ‘사복으로 보내라’고 지시한 사실도 포착됐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계엄 당시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정치인 체포조와 관련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수사관 100명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박 본부장은 이를 김상용 조사본부 차장에게 전달했고, 김 차장은 조사본부 수사단장 및 육군수사단·해군수사단에 연락해 방첩사의 요청을 전달하며 ‘수사단에서 몇 명 차출이 가능한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조사본부 수사단장은 육군수사단 수사관 30명, 해군·공군·해병대수사단 수사관 각 10명, 조사본부 직속 수사관 40명 등 총 100명의 명단을 받아 조사본부 상황실장에게 수사관 명단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수사단장과 조사본부 기획처장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 시도 시 계엄 해제가 불가피하므로, 포고령에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추가한 뒤 이 조항 위반을 근거로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구속해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방안’ 등이 담긴 ‘기무사 계엄 대비 문건’ PDF 파일을 전달받기도 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간부가 일선 경찰서에 ‘정치인 체포조’ 지원을 지시하며 "사복으로 보내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현일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이 비상계엄 직후 영등포경찰서 형사1과장에게 "방첩사에서 국회에 체포조를 보낼 건데, 인솔하고 같이 움직일 형사들이 필요하다"며 "티 나지 않게 사복으로 보내 달라"고 하는 등 4차례에 걸친 통화로 형사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수본은 입장문을 내고 사복으로 보내라는 지시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내렸으며, 이는 "(체포조) 가담이 아니라 ‘길 안내’ 등 지원을 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특정 언론사 건물에 단전·단수를 직접 지시한 혐의도 적시됐다. 윤 대통령은 계엄 국무회의를 소집한 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보여주며 계엄 선포 이후 조치사항을 지시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계엄 포고령이 발령된 직후 허석곤 소방청장에 전화해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