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소통의지 밝힌 트럼프 “합의 불발땐 관세 더 올라갈것”

우크라엔 “희토류 제공원해”
“수백억달러 전쟁 지원 대가”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중국과 24시간 내 대화할 것이라고 소통 의지를 밝히면서도 합의하지 못하면 관세가 올라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관해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펜타닐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국 관세는 개시 사격(opening salvo)이었다. 우리가 합의(deal)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협상에 임하는 한편 만족할 만한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10% 관세율을 더 올리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희토류를 제공하기를 원한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매우 가치 있는 희토류를 갖고 있고, 우리는 수백억 달러 지원에 대한 담보로 희토류를 원한다”고 말했다. 2023년 미 지질조사국(USGS) 기준 전 세계 희토류의 90% 이상을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푸충(傅聰)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 부과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불가피한 경우 상응한 대응조치를 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미국이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든 펜타닐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펜타닐에 가장 엄격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책임을 타국에 전가하는 것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중국 지도부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서 지난 2020년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 복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합의 내용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대신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2000억 달러(약 293조 원)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것이었지만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은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못했다.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중국은 구매 목표의 58%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 등을 추가 구매하고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약속 등의 협상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