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충격과 공포’ 효과… 개별국가 각개격파 이어간다

취임후 3개국가서 요구안 수용
“동맹이라며 美 끔찍하게 대해”
EU에 대한 불만도 지속 제기

관세를 무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국경과 마약(펜타닐)에 대한 통제 강화 약속을 받아내면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이 또다시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이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관세를 고리로 개별 국가를 각개격파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가 관세를 유예받는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국경 및 펜타닐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조건이 수용된 국가는 2기 취임 이후 3곳으로 늘었다. 앞서 콜롬비아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송환 문제와 관련해 고율 관세 카드로 압박하자 9시간 만에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관세를 매개로 잇따라 요구 조건을 관철시키면서 트럼프 집권 1기 때의 충격과 공포 전략이 2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충격과 공포 전략은 판을 크게 흔들어 상대국을 충격에 빠트린 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군사전략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외교와 통상에 활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실제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으면서 관세가 단순히 압박용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관세 부과에 따른 부작용 해결과 내부 반발을 무마하는 등 시간을 벌기 위한 포석일 뿐 실제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완화하는 한편, 감세 기조 이행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제조업 기반의 미국으로 회귀시키겠다는 트럼프 정권의 기본 구상이 바뀐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언제든 관세를 무기로 외교·통상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인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어 어떠한 동맹이라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나라가 교역에서 미국을 끔찍하게 대한다”면서 “(특히) 우리가 (관세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많은 국가는 이른바 동맹이라고 불리지만 그들은 우리를 잘 대우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유럽연합(EU)에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팔기 매우 어려워 관세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캐나다와 멕시코를 향해 “누구도 관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들 국가와 대화를 이어가겠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