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의대정원 골든타임’… 총장들 “학생 만나 복귀 설득”

의정협상 지지부진해 위기 고조
“올해 수용 못하면 내년 더 악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증원 문제 등 갈등을 풀지 않으면 3월에 의대 신입생들만 수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달 중 2025학년도 의대 교육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의정 협상이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대학에서는 총장이 직접 학생들을 만나 수업 복귀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4일 의대가 있는 한 사립대 A 총장은 문화일보에 “의대 학생들과 직접 만나 면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래 2월 중순에 본과 수업이 진행되므로 학생들과 만나보고 (개강) 일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립대 학장도 “2월 중에 정부 지침이 나오면 (총장과 학생들과의 만남을) 조율하려 한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증원 여부 등을 논의할 의정 협상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자 결국 각 대학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학생 설득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넘기면 교육 여건을 넘어서는 엄청난 수강 인원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이 발표된 이후 휴학한 1학년생 3000여 명이 올해 복귀하면 신입생(4500여 명)과 합해 7500명 정도가 동시에 수업을 받게 되는데, 또다시 해를 넘기면 그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수업을 당장 시작해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바로 휴학이 불가능한 의대 신입생들만 데리고 수업을 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대학들은 지난달 서울대 의대 본과 3·4학년 약 30%가 새 학기 수업에 복귀한 이후 이들 명단이 유포되며 추가 복귀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우려하고 있다. 3학기 연속 휴학이 불가능한 대학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휴학을 강행하는 학생들은 제적 위기에 놓일 수 있다. 1학년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한 의대 신입생들이 ‘수업 불참’ 등의 방식으로 휴학에 준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유연하게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칙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