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4일 공청회서 ‘의사 수급’ 첫 공식입장 낸다

■ 의정 갈등 1년… 합의 물꼬트나

14일 의료인력 수급 법제화 논의
의협 5인 참석해 의견 내기로
내년도 의대정원 조정 근거될듯

시민사회 “의결권 부여는 불공정”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정 갈등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4일 국회 의사인력 수급 추계기구 법제화 공청회를 계기로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의정 합의가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공청회에 참여해 요구사항을 낼 계획인데, 시민사회에서는 감원 등 의료개혁 취지를 퇴색시키는 일부 법안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4일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의협도 이번 공청회에 참여해 추계기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 내놓기로 했다. 국회 복지위는 최근 의협에 참석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의협은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 김민수 정책이사 등 참석자 명단을 제출한 상태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사직전공의 등 5명이 공청회에 참여해 의료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료계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채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회에는 추계기구 관련 법안이 5건 발의돼 있다. 지난해 강선우·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데 이어 올해 이수진 민주당 의원,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 법안이 추가 발의됐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각론은 다르다. 강 의원 법안은 의대 감원을 포함하고 있고, 서 의원 법안은 의협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골자는 의사단체가 추계기구 위원 과반을 추천하고, 의대 정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추계기구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추계기구 결정이 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다.

시민사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향후 의사인력 수급을 관리하는 성격의 추계기구라면 자문에 그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직역이 해당 인력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요구 탓에 의정갈등이 되풀이된 만큼 추계기구는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공정성과 사회적 합의가 확보되도록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설치 법안은 추계기구가 의대 정원 심의·자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의결권을 가지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교육부 등 정부 권한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의대 정원과 관련된 원칙을 깨뜨리는 것이라 삭제·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도경·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