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 ‘트럼프 흉내’… 멕시코에 27% 관세 예고

대선 앞두고 지지자 결집 도모

멕시코와 사실상 외교 단절을 선언한 에콰도르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7%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략을 차용해 지지자 결집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일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X를 통해 최근 5년간 에콰도르가 멕시코를 상대로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양국 간 수지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현실화할 때까지 멕시코산 제품에 27% 관세를 적용해 우리 산업을 발전시키고 생산자들에 공정한 대우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5년 내내 멕시코를 상대로 무역 적자를 기록한 비석유 부문 무역수지 그래프도 게시했다.

멕시코와 에콰도르 양국 관계는 지난해 에콰도르 군·경이 수도 키토에 위치한 멕시코 대사관에 난입하면서 사실상 단절됐고, 이후 FTA 협상 논의도 중단됐다. 당시 에콰도르 당국은 부패 혐의로 체포되기 전 멕시코 대사관으로 피신한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해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이번 관세 부과의 배경에는 연임에 도전하는 노보아 대통령의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3년 대선 보궐선거로 당선돼 1년여간 임기를 수행한 노보아 대통령은 좌파 성향 루이사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 당 대표와 사실상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중남미 지역 언론인 인포바에는 “에콰도르가 트럼프의 뒤를 따라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