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토문제도 ‘압박전략’… “7일 파나마와 통화”

■ 고관세 카드처럼 통할지 주목

中일대일로 종료로는 만족 못해
“운하 못받으면 강력한 일” 위협

그린란드, 외국기부 금지법 추진
총선앞두고 美영향력 차단 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국경과 마약에 대한 통제 강화 약속을 받아낸 가운데 영토 문제가 얽힌 파나마 등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나섰다. 고율 관세 카드를 앞세워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한 것과 마찬가지로 압박 전술을 통해 파나마와 그린란드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7일 파나마 정부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관해 통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나마가 어떤 것들에 동의했지만 난 만족하지 못한다”며 파나마에 대한 추가 양보를 요구했다. 앞서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전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더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파나마 운하에 개입하고 있는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파나마 운하 운영권 문제 해결을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운영권을 받은 적도 없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운하를 (미국이) 되돌려 받지 못한다면 무언가 강력한 일(something powerful)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강력한 일’이 정확히 어떤 조치를 의미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는 “파나마에 군 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미군 투입 등 군사 행동에 대한 가능성은 일축했다.

한편 이날 그린란드 정부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일명 ‘외국 기부금 수령 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 법이 통과되면 그린란드 정당들은 그린란드 외부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 혹은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정치 기부금을 수령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총선 과정에서 그린란드 병합을 고집하는 미국의 혹시 모를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연일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전날 J D 밴스 부통령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인들이 우리를 향해 소리 지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도 앞서 그린란드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