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친인척 부당대출’ 380억원 추가 적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찬바람 부는 우리금융 금융감독원이 4일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부당대출 등 위법 사례를 적발한 정기 검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한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금감원, 금융지주·은행 검사

‘손태승 부당대출’ 730억 달해
61.8%가 現 경영진서 이뤄져
우리銀 총 부당대출 2334억
국민·농협銀도 수백억 드러나

이복현 “내부통제 부실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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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추가로 부당대출을 해 준 사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에 따라 부당대출금 총액은 지난해 알려진 350억 원 외에 380억 원이 추가돼 총 7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우리금융 외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 원, 649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통해 확인한 우리·국민·농협은행 등 3개 은행의 부당대출 금액은 총 3875억 원(482건)이다. 이복현(사진) 금감원장은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적발 규모가 기존 350억 원에서 730억 원으로 두 배로 불었다. 이 중 451억 원(61.8%)은 현 경영진 취임 이후인 지난 2023년 3월 이후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730억 원 중 338억 원(46.3%)은 이미 부실화됐으며, 나머지도 부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의심대출을 포함한 부당대출 규모는 총 233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떼인다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됐는데도, 관련 중요사항을 공식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는 등 M&A 시 의사결정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최대한 빨리 결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관련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보험사 인수 인가 심사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이달 중에라도 (경영실태평가를) 송부해야 금융위원회에서 3월 정도에는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M&A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국민은행에서는 영업점에서 팀장이 시행사·브로커의 작업대출을 도와주기 위해 허위 매매계약서 등을 기반으로 대출이 가능한 허위 차주를 내세우고, 대출이 쉬운 업종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등으로 892억 원을 부당대출해준 게 적발됐다. 또 농협은행에서는 영업점에서 지점장과 팀장이 브로커·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거나, 여신한도·전결 기준 회피를 위해 복수의 허위 차주 명의로 분할 승인받는 등의 편법으로 649억 원을 부당대출해줬다. 금감원은 이들 금융회사의 거액 부당대출 관련 범죄 혐의를 수사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9월 중 전 금융권에서 총 111건, 2598억 원의 금융사고가 보고되었다면서,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반복적 금융사고에 대해 조직문화 개선 및 엄정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경·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