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두 ‘볼트’의 흥미로운 공존 [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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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체코를 여행하다 보면 음식점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배달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가방이나 앱 로고에는 각각 ‘Bolt’와 ‘Wolt’가 쓰여 있지만, 이름이 비슷할 뿐 서비스 성격은 제법 다르다.

에스토니아에서 출발한 볼트(Bolt)는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전동 스쿠터와 음식 배달 등 다양한 모빌리티 기능을 한데 모아 제공한다. 한 앱 안에서 승차 공유와 배달 주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여행객들도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반면 핀란드에서 태동한 볼트(Wolt)는 음식과 식료품 배달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앱 디자인과 폭넓은 레스토랑 제휴로 유럽 전역에 빠르게 자리 잡았으며, 미국의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DoorDash)에 인수되어 더욱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체코의 거리에서는 두 ‘볼트’가 공존한다. 이름만 놓고 보면 헷갈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업 범위나 강점이 서로 달라 이용자 입장에서는 선택 폭이 넓어진 셈이다. 특히 한 식당 앞에 두 회사 기사님이 나란히 대기하는 모습은 유럽 배달 시장의 활기를 잘 보여준다. 이렇게 한 나라 안에서 여러 모빌리티·배달 서비스가 경쟁하고 협업하며, 편리함과 풍부한 선택지를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 촬영노트

우리나라에도 배달대행 서비스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다변화하는 교통수단 기술에 따른 모빌리티 배달 시장은 과열되고 있는 만큼, 경쟁의 결과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적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