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북한 러시아 파병’ 소식 유포자 색출 나서…“반국가선전죄로 사형도 가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들의 사망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하자, 주민 상호 감시를 명령하며 소식 유포자 색출에 나섰다. 소식 유포자가 체포될 경우 반국가선전죄 적용이 가능해 최대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북한 평안남도 덕천시 당국은 주민들을 모아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을 발견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폭풍군단(11군단) 소속 병사들이 계속 사망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를 억누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북한군 1만1000명은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파견되며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 중인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투입됐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세스 존스는 "북한군의 사상자 수는 (전체의) 3분의 1에서 아주 많을 경우 50%까지로 추정되며 전사자는 1000명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형법에 따라 소문 유포자는 최대 10년간 노동교화소에 수감될 수 있으며, 반국가선전죄가 적용될 시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 외신들은 북한 당국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망한 북한군의 유족에게 전사증을 전달하며 발설 금지 서약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전투나 훈련 중 군인이 사망하면 소속 군부대가 유족에게 전사증을 전달하고 사망 원인과 장소를 알려줬으나, 이번에는 군이 아닌 당조직이 직접 유족을 호출하고 사망 경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 소문이 이미 널리 확산돼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북한 함경남도 신포시의 한 주민은 RFA에 "군인들이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소식이 널리 퍼졌고 대부분 주민들이 이를 알고 있다"며 "러시아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군인 수에 상응하는 외화를 주고 있다는 뉴스도 퍼지고 있어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