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된 적 있는데, 남한은”…말했다가 처벌받은 어부. 재심서 ‘무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 깃발. 뉴시스

74년 전 지인들에게 납북 당했다고 말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던 어부에 대한 사후 재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검사도 해당 어부에 대해 유죄로 인정됐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구형한 바 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1일 201호 법정에서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집행유예 4년(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던 A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A 씨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며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고 밝혔다.

A 씨는 39세였던 1971년 8월 강원 속초에서 어선 ‘송구호’에서 일하던 어부였으며 지인들에게 ‘북괴에 납북된 적 있는데 남한은 미국의 원조를 못 받으면 못 산다고 하더라’ 등의 말을 하는 등 이적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A 씨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쳤다고 주장했고, 법원 역시 유죄를 인정했다. 광주고법에서 그는 1981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 씨는 2004년 5월 별세했다. 이후 유족들은 당시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며 A 씨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지난해 2월 재심을 청구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