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는 창의적 사고를 확장할 소규모 왕국”…토마스 헤더윅, 부산 세계적 예술공원 조성 사업 참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오후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헤더윅 건축가의 발언을 들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웃음으로 화답하고 있다.

자연 속 세계적 예술공원 조성… 4개년 사업 본격 추진
이기대, ‘국제 아트·숲속 갤러리·오륙도 아트센터’ 3개 구역으로 개발
토마스 헤더윅 "부산, 바다와 산 어우러진 도시… 이기대는 엄청난 잠재력 가진 곳"
2028년까지 목조 전망대·조형물 설치… 글로벌 문화 명소로 도약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기대에 예술공원을 조성하는 4개년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공원 조성 자문위원으로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3개 영역으로 나눠 자연 속 문화 1번지로 조성

부산시는 남구 오륙도에 위치한 이기대공원을 자연 속 세계적인 예술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이기대공원을 자연 속 문화 1번지로 조성하기 위해 이곳을 국제 아트, 바닷가 숲속 갤러리, 오륙도 아트센터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개발한다. 이기대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예술공원의 마중물 역할을 할 ‘국제 아트센터 영역’의 아트 파빌리온은 이달 작가 및 작품 공모·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준공할 계획이다. 세계적 수준의 조형물이 이곳에 설치돼 이기대 예술공원의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닷가 숲속 갤러리 영역’에는 국내외 거장들의 전시관을 6~7개 정도 유치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미술관 설립을 희망하는 작가로부터 신청을 받아 자격 요건을 심사하고, 심사를 통과한 신청자에 한해 제안서를 받아 미술관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륙도 아트센터 영역’에는 옛돌 스트리트, 목조 전망대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오륙도 일원 자연마당 주변에는 일본에서 환수한 석조유물을 포함한 65점을 ‘우리옛돌문화재단’ 천신일 이사장으로부터 기증받아,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석조유물을 설치한다. 친환경 목조 전망대는 연내 타당성 조사 용역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8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마스 헤더윅 참여

이날 오후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로 예술공원 조성 계획 및 운영에 대한 자문, 숲속 갤러리 참여 작가 자문, 적격 심사, 아트 파빌리온 참여 작가 추천 등의 역할을 할 자문위원회가 열렸다. 자문위원에는 토마스 헤더윅을 비롯한 건축, 디자인, 미술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헤더윅 건축가는 "부산처럼 바다와 산이 많은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특히 자연환경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도 많이 남아 있다"며 "이기대는 도심과 분리된 듯하면서도 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어 멋진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법 거품처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고를 확장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왕국 같은 지역처럼 느껴졌다"고 이기대를 처음 본 인상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자연이 위협받고 있다. 자연과의 통합, 자연 보호만이 이기대를 세계적으로 놀라운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전 세계에는 멋진 예술 공간들이 많지만, 다소 배타적인 곳이 많다. 부자들이나 세계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사람들만 방문할 수 있는 곳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기대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시가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멋진 사업을 시작했다. 위원회의 모든 논의와 대안은 이기대를 지금껏 가본 적 없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감동은 반드시 크고 웅장한 것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위원회는 이기대를 세계적으로 창의적인 시민들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논의했다. 다른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기대를 차별화된 콘텐츠와 국내외 정상급 작품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예술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일관된 계획 아래 긴 호흡으로 투명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기대에서 시작한 공공예술 혁신의 흐름이 부산 전역으로 확산해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